"하루의 끝에서 만난 진짜 행복, 아빠라는 이름으로"

육아와 일 사이, 그 사이의 나를 찾다

미워도 좋아도 가족은 보듬고 다듬으며 성숙해야 한다.

하루하루 정신없이 지나가는 40대 중반의 삶. 일과 책임에 쫓기다 보면 내가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도 잊고 살게 된다. 어제는 조금 일찍 퇴근했다. 일부러 시간을 냈다. 우리 막내딸, 여섯 살. 유치원에 데리러 가는 길 내내 마음이 설렜다.

"아빠다!"
문이 열리자마자 뛰어나오며 안기는 딸의 얼굴을 보는 순간, 하루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졌다.
"놀이터 가자~!"
흥분해서 눈을 반짝이는 아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.

맑고 포근한 구름 항상 곁에 있었는데 언제 부턴가 제대로 보질 못했네.

그네를 밀어주며, 나는 문득 하늘을 올려다봤다.
구름은 그림처럼 떠 있고, 바람은 선선하게 불어온다. 멀리 붉게 물든 노을이 퍼진다.
그 순간, 가슴이 먹먹해졌다.

"아, 이게 어른이 되어가는 삶이구나."
결혼을 하고, 아이를 낳고, 키우며… 어느새 우리는 이렇게 성숙해 간다.
매일 정신없이 흘러가던 시간 속에서도, 이 짧은 순간이 주는 감동은 오래도록 남는다.
지나가버릴 줄 알았던 평범한 하루가, 결국 '행복'이라는 이름으로 기억될 것이다.

육아는 고단하지만, 그 안에 숨겨진 선물 같은 순간들이 있다.
그리고 그 순간들이 우리를 진짜 어른으로, 더 깊은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.